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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입자/신발

알고입자/ 보트 슈즈의 유래

by 서초동샐러리맨 2020. 4. 29.

보트 슈즈는 남성복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캐주얼 신발 중 하나이다.

국내에서는 그리 대중적이진 않지만 나름 매니아층이 형성되어있을 정도로 여름이 되면 답답해 보이는 더비, 운동화보다는 시원하고 간편하게 신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이 찾게 된다.

발목을 훤히 드러내 놓고 신는 신발이라 다리가 길어 보이는 장점이 있지만, 다리가 곧게 뻗어야 잘 어울린다는 제한도 있다.

매년 여름이 되면 '올해는 꼭 사야지, 꼭 사야지' 다짐하지만 결국 사지 못하는 보트 슈즈.

오늘은 이 보트 슈즈를 누가, 왜 만들었는지 역사와 유래에 대해 알아보자.

 

 

1. 보트 슈즈(Boat Shoes)란?

  • 보트 슈즈의 사전적 의미는 일반적으로 '보트에서 사용하도록 설계된 고무 밑창을 가진 캔버스나 가죽 소재의 신발'이다.

  • 덱 슈즈(Deck Shoes)라고도 하는데 젖은 갑판에서 지지력을 위해 바닥에 구멍을 뚫고 가죽에 오일 도포를 통해 수분을 제거했는데 바느질 상태가 매우 견고하다. 전통적인 보트 슈즈는 양말 없이 신는다.

  • 현대의 보트 슈즈는 보통 캔버스 또는 가죽으로 만들어지는데 가죽으로 제작된 보트 슈즈가 가장 전통적이다. 신발끈도 보통 가죽으로 만들어진다. 이 끈들은 한 번만 발 크기에 맞게 묶어두면 다시 묶을 일이 거의 없고 슬리퍼처럼 편하게 신을 수 있다.

     

현대의 보트슈즈

 

2. 보트 슈즈의 탄생

  • 1930년대에, 폴 스페리(Paul A. Sperry)는 자신이 수리하고 항해를 할 수 있는 낡은 스쿠너(연안을 항해할 수 있는 작은 보트)를 샀다. 그는 항해 중 보트의 갑판이 젖었을 때 매우 미끄러운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위험천만한 바다에 한 번 빠진 후에 스페리는 신발에 더 나은 접지력을 얻을 방법을 찾겠다고 다짐했다.

     

    스페리의 특허 출원 도면

     

  • 고무로 만든 신발은 웬만해서 잘 미끄러지지 않을 것 같았지만, 수백 번의 실험을 해도 스페리가 원하는 접지력을 얻을 수 없었다.

  • 그러던 어느 날 스페리는 그의 개 프린스가 얼음 위를 순조롭게 뛰어다닐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프린스의 발바닥 패드에 균열과 홈이 자연적으로 미끄러지지 않는 표면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스페리는 곧바로 펜 카이프를 사용해 헤링본 패턴의 사이퍼스(구멍)를 고무 밑창에 조각하는 등 유사한 기능을 신발 한 켤레로 만들기 시작했다. 헤링본 패턴은 신발의 접지력과 착용자의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매우 효과적이었다. 스페리는 또한 갑판에 신발이 긁힌 흔적이 남지 않도록 아웃솔을 하얗게 만들었다.

  • '스페리 탑 사이드'는 1935년 캔버스를 사용하여 정식 출시했으며, 2년 후 가죽으로 바뀌었다. '스페리 탑 사이드'는 선원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졌고 뉴 잉글랜드까지 퍼져나갔다. 1939년에, 미국 해군은 해군 사관학교에서 탑 사이드를 해군 사관 학교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그것은 해군 사관학교의 공식적인 신발이 되었다.

  • 오늘날에는 신발의 이름과 역사 때문에 또는 육지에서는 보트 슈즈를 신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전혀 상관이 없으며, 보트 슈즈는 남성 캐주얼 의류에서 핵심적인 아이템이다.

     

     

초기의 스페리 보트 슈즈 광고

 

3. 보트 슈즈의 대중화

  •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처음에 보트 슈즈는 보통 선원들이 많이 사용했지만 1970년대부터 네덜란드, 미국, 캐나다, 아르헨티나, 호주, 중국,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그리고 영국의 해안 지역에서 흔히 사용되는 캐주얼 신발이 되었다. 오늘날 어떤 보트 슈즈는 고증에 충실하여 흰색 아웃솔이지만, 대부분의 신발들은 어두운 색 아웃솔을 가지고 있다. 

  • 1950년대부터는 거리에서도 자주 보였다. 간혹 서양의 어떤 학교들은 보트슈즈를 교복으로 허용하기도 했고 1960년대엔 아이비리그 학생들이 열심히 신었다. 학생들은 보통 스쿨룩에 많이 신었고 간혹 여학생들은 터틀넥 스웨터나 V넥 스웨터, 또는 크루 넥 스웨터 헤어 밴드나 포니테일 머리를 하고 보트 슈즈를 신었다. 데일리는 물론이고 야외 활동, 캐주얼 또는 정장과도 함께 입는 경우도 있었다.

  • 이 신발은 시어서커 재킷이나 마드라스 셔츠, 버뮤다 쇼츠와도 썩 잘 어울렸다. 그렇게 보트 슈즈는 프레피 룩의 상징이 되었고, 이후 다른 패션 브랜드들도 경쟁하듯 보트 슈즈를 만들기 시작했다.

  •  Sebago, Sperry, Eastland는 그 당시 가장 인기 있는 세 가지 브랜드였으며, 지금도 여전히 인기 있는 브랜드이다.

 

보트슈즈를 신은 대학생들

 

4. 번외) 보트 슈즈의 비하인드 스토리

  • 바닥의 마찰을 높이기 위해 고무에 홈을 내는 방식을 처음 발명한 사람은 사실 스페리가 아니다. 이미 1923년에 존 사이프 John Sipe라는 남자가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특허를 냈다. 자동차 타이어의 가는 홈을 뜻하는 용어 사이프(Sipe)가 그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 스페리가 만든 최초의 프로토타입은 지금 같은 모카신 형태가 아니었다. 캔버스로 발등 부분을 덮은 옥스퍼드 슈즈에 가까웠다. 1935년부터 1937년까지 그는 몇 차례 디자인을 수정했고, 가죽 갑피와 고무 밑창, 새들 레이싱을 적용한 현재의 형태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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